
노래방에서 마이크를 잡을 때, 저는 늘 같은 노래를 먼저 찾습니다. 에일리의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잘 부른다고는 절대 못 하겠지만, 그냥 부르고 싶어 집니다. 도깨비를 본 이후로 저의 노래방 애창곡이 완전히 바뀌었고, 그게 벌써 10년 가까운 이야기입니다.
노래방에서도 손이 가는 OST, 왜 이 곡인가
사람마다 노래방에서 꼭 부르는 곡이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신나는 댄스곡을 선호한다고 하고, 또 어떤 분들은 트로트를 고집한다고도 하지요. 저는 원래 노래방을 자주 가는 편이 아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면 반드시 선곡하는 곡이 생겼습니다. 도깨비 OST Part 9, 에일리의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입니다.
https://youtu.be/gWZos5_TgVI?si=JCOnRB8kBSVlMzpc
[FMV] 에일리 -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도깨비 OST Part 9)
신탁(김신X지은탁),피치(저승사자X써니)에일리 -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도깨비 OST Part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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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를 음악적으로 풀어보면, OST(Original Soundtrack)의 핵심 역할과 맞닿아 있습니다. OST란 특정 영상 콘텐츠를 위해 제작된 오리지널 음악을 의미하며, 단순한 배경음악이 아닌 장면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서사 도구로 기능합니다.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는 에일리 특유의 벨팅(belting) 창법으로 절정부를 터뜨리는 구성이라, 제가 아무리 음정을 벗어나도 그 감정만큼은 고스란히 전달되는 기분이 듭니다. 여기서 벨팅이란 성악적 기법 중 하나로, 흉성과 두성을 혼합하여 강력한 음량과 감정 표현을 동시에 끌어내는 고음 발성 방식입니다.
드라마 OST 한 곡이 저의 고정 레퍼토리가 될 줄은 몰랐거든요.
명곡의 조건, 도깨비 OST가 남긴 것
드라마 음악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드라마 완성도에 OST는 보조적 요소에 불과하다"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도깨비를 보면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도깨비 OST는 음악 평론 분야에서 종종 다이어제틱 사운드(diegetic sound)와 비다이어제틱 사운드(non-diegetic sound)의 경계를 효과적으로 활용한 사례로 언급됩니다. 다이어제틱 사운드란 극 중 인물들도 들을 수 있는 음향, 즉 극의 현실 안에 존재하는 소리를 뜻합니다. 반대로 비다이어제틱 사운드는 시청자에게만 들리는 음악으로, 장면의 감정을 외부에서 설계하는 역할을 합니다. 도깨비의 OST들은 후자에 해당하면서도, 장면과 어찌나 유기적으로 맞물리는지 경계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도깨비 OST를 대표하는 곡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에일리 -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도깨비 김신과 지은탁의 운명적 사랑을 담은 곡으로, 에일리의 벨팅 창법이 극의 감정적 절정과 정확히 맞아떨어집니다.
• 찬열 & 펀치 - Stay With Me: 오프닝과 주요 장면에 반복 삽입되며 드라마의 몽환적인 세계관을 청각적으로 구축했습니다.
https://youtu.be/wdHeiVf0mds?si=Y2ekzluZt1xsL1rb
Goblin 도깨비 OST (Chanyeol, Punch) - Stay with me MV
Goblin 도깨비 Part 1 OST by CJENMMUSICPlot Summary: Kim Shin is a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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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러쉬 - Beautiful: 피아노 선율 위에 얹힌 감성적인 보이스로, 인물들의 가장 순수한 순간을 포착합니다.
https://youtu.be/W0cs6ciCt_k?si=C6_TXs2wQDR6Xi_o
[도깨비 OST Part 4] 크러쉬 (Crush) - Beautiful MV (ENG Sub)
'감성 음원 깡패' 크러쉬(Crush)가 '도깨비' OST에 합류하며 '도깨비' OST 신드롬을 이어간다. 크러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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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반자카파 - 소원: 어반자카파 특유의 화음 레이어링이 이별과 그리움의 감정을 극대화합니다.
https://youtu.be/E8mi-j2dKSk?si=v7bywzdY4IRzNnTi
[도깨비 OST Part 10] 어반자카파 (URBAN ZAKAPA) - 소원 (Wish) MV (ENG Sub)
'감성 하모니' 어반자카파가 도깨비 OST Part 10에 합류한다. 어반자카파의 '소원'은 연인과의 이별 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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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경험상 이 네 곡은 각각 전혀 다른 감정의 결을 담고 있어서, 정주행 내내 감정이 리셋될 틈이 없었습니다.
드라마 OST가 가족의 추억이 된 순간
저는 도깨비 OST가 저의 기억에만 남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이 곡들이 특별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드라마 OST는 드라마를 본 사람의 개인적인 기억 안에 머문다고 알려져 있는데, 도깨비의 경우는 달랐습니다.
막둥이 재롱잔치에서 '이쁘다니까'가 아이가 그 노래에 맞춰 율동을 하던 장면은 지금도 선명합니다. 그때 저는 그 자리에서 멍하니 그 장면을 바라보았습니다. 찬란하다는 표현이 딱 맞는 순간이었습니다. 드라마 OST 한 곡이 가족의 추억 안으로 들어온 것은, 제가 경험한 드라마 OST 중 도깨비가 유일합니다.
https://youtu.be/wQ91jMo6uAU?si=XT1v5QreEgH0rXX4
도깨비OST 이쁘다니까 - 에디킴 (저승x써니)
tvN 드라마 도깨비 OST 이쁘다니까 - 에디킴 (저승x써니 M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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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현상은 단순한 감상의 영역을 넘어서, 음악의 맥락 효과(context effect)와 연결됩니다. 맥락 효과란 특정 음악이나 장소, 냄새처럼 감각적 자극이 그것을 처음 경험했던 기억과 감정을 강하게 불러오는 심리적 현상을 말합니다. 국내 음악 심리학 연구에서도 OST처럼 강한 서사와 결합된 음악일수록 감정 기억의 회상 효과가 더 크다는 점이 확인된 바 있습니다(출처: 한국음악지각인지학회). 막둥이의 재롱잔치 장면이 지금도 눈에 밟히는 것도, 아마 그 노래와 묶인 기억이 워낙 강렬하기 때문일 겁니다.
10년이 지나도 듣게 되는 음악의 힘
도깨비가 방영된 지 10년이 가까워오는 지금, 저는 여전히 이 OST들을 가끔씩 꺼내 듣습니다. 센티해지는 날, 혹은 그냥 조용히 쉬고 싶은 날에는 자연스럽게 플레이리스트가 도깨비로 향합니다.
음악의 생명력을 측정하는 지표 중 하나로 음악 업계에서는 롱런 스트리밍 지수(Long-tail Streaming Index)를 활용합니다. 이는 발매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난 뒤에도 꾸준히 스트리밍이 유지되는 비율을 측정한 수치로, 단기 유행곡과 명곡을 구분하는 기준으로 쓰입니다. 실제로 멜론, 지니 등 주요 음악 플랫폼에서도 도깨비 OST는 방영 이후 수년이 지난 뒤에도 주요 장르 차트에 꾸준히 재진입하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좋은 음악은 결국 남는다"는 말을 다소 막연하게 들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도깨비 OST를 통해 저는 그게 실제로 어떤 의미인지 몸으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직접 써봤다기보다, 직접 살아봤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습니다. 10년이 지나 정주행을 다시 하면서도, 처음 들었을 때와 같은 감정이 올라오는 음악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결국 도깨비 OST는 드라마가 끝난 이후에도 계속 살아남는 음악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기준점 같은 존재가 되었습니다. 노래방에서도, 재롱잔치에서도, 조용한 밤의 이어폰 안에서도 여전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듣고 싶어지는 음악이 있다면, 그냥 믿고 들으셔도 됩니다. 그 감정은 절대 틀리지 않습니다.
참고: https://m.blog.naver.com/kancurator1/224293761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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