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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모> 조정이라는 냉혹한 일터에서 살아남기: 수많은 처세술 속에서 나를 지키는 법

by thevivera 2026. 6. 5.

1. 프롤로그: 조선의 조정, 현대의 일터와 닮아있다

드라마 <연모>의 7화와 8화는 이휘(박은빈 분)에게 거대한 외교적 시험대이자, 궐이라는 냉혹한 일터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회차입니다. 명나라 사신단이 찾아와 온갖 행패와 무례를 부리며 조정을 뒤흔들고, 그 안에서 이휘는 국익과 자신의 치명적인 비밀을 동시에 지켜내야 하는 사면초가의 위기에 빠집니다.


이 흥미진진한 갈등을 비평가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문득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왕과 대신들이 모여 국사를 논하는 '조정(朝廷)'이라는 공간이, 오늘날 우리가 매일 아침 출근하는 현대의 '일터'와 너무나도 닮아있다는 점입니다. 위기 상황 속에서 인물들이 보여주는 각양각색의 행동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조직 안에서 벌어지는 인간 군상의 모습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2. 7~8화가 던지는 씁쓸한 질문: 눈앞의 이익만 계산하는 영악한 처세

7화와 8화에서 가장 눈여겨보아야 할 장면은 안팎으로 몰아치는 무례함 앞에서도 흔들림 없이 고군분투하는 이휘의 모습, 그리고 그 뒤에서 철저하게 자신들의 손익계산기만 두드리고 있는 조정 대신들의 영악한 처세입니다.


나라의 자존심이 짓밟히고 세자가 위기에 처하는 순간에도, 대신들은 사신단의 비위를 맞추며 줄을 서거나 이 위기를 이용해 휘를 끌어내릴 궁리만 합니다. 대의나 정의는 안중에도 없고 오직 자신의 권력과 안위만을 계산하는 비정한 모습입니다.


이 단면들을 관찰하다 보니, 지난 2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직장 생활이라는 거친 풍파를 겪어오며 목도했던 수많은 조직 내의 씁쓸한 기억들이 간접적으로 겹쳐 흘렀습니다.


어느 조직이나 위기가 찾아오면 인간의 본성이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문제를 함께 해결하려 하기보다 책임을 전가할 희생양을 찾고, 실력보다는 권력자의 눈에 들기 위해 '줄 대기'에 급급하며, 동료의 성취를 시기하고 질투하는 정치의 현장들. 20년 관록의 눈으로 바라본 <연모>의 조정은 결코 허구의 세계가 아닌, 우리가 살아가는 냉혹한 현실 조직의 축소판이었습니다.


보통의 조직에서는 살아남기 위한 정답으로 "보고도 못 본 척, 듣고도 모른 척" 고개를 숙이라 말합니다. 그것이 안전하고 영리한 처세라고 가르치지요. 하지만 그것은 결코 정답이 될 수 없을 것입니다. 모두가 방관하고 침묵한다면 결국 세상은 걷잡을 수 없이 혼탁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3. 에필로그: 진정으로 믿고 따를 수 있는 사람, 그리고 단단한 연대

"적절히 내려 좋은 비처럼 그런 사람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저하가 저한테 그런 것처럼요."


극 중 정지운이 이휘에게 건넨 이 한마디는 궐내의 가식적인 처세술 속에서 유일하게 빛나는 진심이었습니다. 내 사람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는 세자, 세상이 말하는 비겁한 정답인 "보고도 못 본 척, 듣고도 모른 척"을 하지 못하고 정직하게 부딪히는 이휘의 곁이었기에 정지운 역시 '좋은 비'가 되어주겠노라 다짐한 것입니다.


처세와 정치가 판치는 삭막한 조정이었지만, 이휘의 곁에 이처럼 그 마음을 온전히 알아주는 진짜 내 사람들이 있었기에 이휘는 숨 막히는 위기들을 이겨낼 수 있는 거대한 힘을 얻었습니다.


눈앞의 이익을 좇아 이리저리 줄을 대고, 요령으로 잠깐의 위기를 모면하는 이들이 당장은 영리해 보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거대한 풍랑이 몰아치는 결정적인 순간에 조직을 살리고 스스로를 지켜내는 것은 결국 얄팍한 정치색이 아닌 '진짜 실력'과 '정직함', 그리고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단단한 '동료애'입니다.


자신의 안위보다 내 사람을 아끼고 지킬 줄 알았던 이휘는, 얄팍한 처세의 시대에 우리가 진정으로 믿고 따를 수 있는 '진정한 군자'이자 리더의 표상이었습니다.


지금 몸담고 계신 조직이나 일터에서 불의한 침묵을 요구받을 때,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좋은 비' 같은 동료가 있으신가요? 한 번 생각하는 시간이 되셨으면 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권력의 정점에서 폭정을 휘두르던 외조부 한기재의 모습을 통해, '권력의 속성과 리더의 정직한 기준'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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