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72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황금곰상, 가오나시, 지브리) 애니메이션 한 편이 베를린 국제 영화제 황금곰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셨나요? 저도 처음엔 그 수상 소식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실사 영화들 사이에서 애니메이션이 당당히 최고상을 받아 갔다는 사실은, 이 작품이 얼마나 특별한 위치에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2001년 개봉 이후 2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회자되는 작품,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입니다.황금곰상까지 품에 안긴 애니메이션, 어떻게 가능했나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2002년 제52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했습니다. 황금곰상이란 베를린 국제 영화제의 최고 영예에 해당하는 상으로, 경쟁 부문에 출품된 전체 작품 중 최우수작에게 수여됩니다. 애니메이션이 이 상을 받은 것은 당시 기준으로 사실상 전례가 없는 일이었습니다.이것만이 .. 2026. 6. 23. <모노노케 히메> (셀 애니메이션, 자연과 인간, 미야자키 하야오) 솔직히 저는 이 작품을 보기 전까지 미야자키 하야오가 누군지도 몰랐습니다. 감독의 다른 작품들을 본 적은 있었지만 그냥 만화 정도로 여겼던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모노노케 히메를 처음 보던 날, 아무런 사전 정보도 없이 화면에 그냥 빨려 들어갔습니다. 그전과 후로 제 애니메이션 관람 인생이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셀 애니메이션의 끝을 장식한 작품일반적으로 오래된 애니메이션은 작화가 거칠고 표현에 한계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모노노케 히메는 그 편견을 완전히 뒤집는 작품입니다. 1997년 작품임에도 초반 재앙신이 등장하는 장면은 지금 봐도 숨이 막힐 정도입니다.모노노케 히메는 스튜디오 지브리 최후의 셀 애니메이션(cel animation)으로 기록됩니다. 여기서 셀 애니메이션이.. 2026. 6. 22. <도깨비> 최종회 (유한한 삶, 시청률, 감동 여운) tvN 드라마 최종회가 평균 시청률 20.5%, 최고 22.1%를 기록하며 tvN 역대 드라마 1위로 막을 내렸습니다. 이 수치를 처음 봤을 때, 저는 "아, 저만 이렇게 울었던 게 아니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시청률이라는 숫자가 이렇게 따뜻하게 느껴진 건 처음이었습니다.20.5%가 증명한 것: 유한한 삶이 왜 더 아름다운가이 드라마가 단순히 판타지 로맨스로 소비되지 않은 이유는 서사 구조(narrative structure)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여기서 서사 구조란 단순한 줄거리의 순서가 아니라, 인물의 선택과 결과가 맞물려 주제를 완성시키는 이야기의 골격을 말합니다. 는 고려시대부터 현대까지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 위에 삶, 죽음, 환생이라는 세 축을 정교하게 얹었고, 그 위에서 인간이 경험할.. 2026. 6. 20. <도깨비>운명은 내가 던지는 질문이다 (간신 박중헌, 기타누락자, 육아관) 솔직히 12회를 보면서 처음엔 '이 드라마가 이렇게까지 갈 줄은 몰랐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간신 박중헌이 고려시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악연의 중심에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순간, 단순한 복수극이 아니라 인간의 선택과 운명이라는 훨씬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드라마라는 게 느껴졌습니다. 그 질문은 드라마 속 인물들만이 아니라, 화면 밖의 저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간신 박중헌, 고려에서 현재까지 이어진 악연의 실체12회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장면은 단연 박중헌(김병철 분)의 정체가 완전히 드러나는 대목이었습니다. 제가 직접 보면서도 "설마 이 인물이 저승사자의 기타누락자 명부에 올라가 있을 줄이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타누락자 명부란 저승의 정상적인 처리 절차에서 빠져나간 존재들을 기록한 .. 2026. 6. 19. <도깨비> 동거 (동료애, 연대, 유덕화) 가장 티격태격하는 사이가 가장 단단한 팀이 된다는 말, 믿으시겠습니까? 드라마 도깨비를 다시 꺼내 보면서 저는 그 오래된 말이 맞다는 걸 새삼 실감했습니다. 938세 도깨비, 전생도 기억 못 하는 저승사자, 재벌 3세 가신의 후손이 한 지붕 아래 살아가는 이야기는 웃음과 아픔이 뒤섞인, 보기 드문 연대의 기록이었습니다.절대 같이 살 수 없는 사람들이 한 집에 모인 이유도깨비 김신과 저승사자의 동거는 처음부터 어이없는 설정입니다. 불멸의 존재와 죽음을 관장하는 존재가 같은 식탁에 앉아 밥을 먹고, 사소한 것에 초능력을 겨루는 장면은 시청자 입장에서는 웃음이지만, 실은 신(神)이 의도적으로 설계한 구도였다는 게 드라마가 깊어질수록 선명해집니다.여기서 '가신(家神) 서사'라는 개념이 등장합니다. 가신 서사란 .. 2026. 6. 18. 도깨비 OST (노래방, 추억, 명곡) 노래방에서 마이크를 잡을 때, 저는 늘 같은 노래를 먼저 찾습니다. 에일리의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잘 부른다고는 절대 못 하겠지만, 그냥 부르고 싶어 집니다. 도깨비를 본 이후로 저의 노래방 애창곡이 완전히 바뀌었고, 그게 벌써 10년 가까운 이야기입니다.노래방에서도 손이 가는 OST, 왜 이 곡인가사람마다 노래방에서 꼭 부르는 곡이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신나는 댄스곡을 선호한다고 하고, 또 어떤 분들은 트로트를 고집한다고도 하지요. 저는 원래 노래방을 자주 가는 편이 아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면 반드시 선곡하는 곡이 생겼습니다. 도깨비 OST Part 9, 에일리의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입니다.https://youtu.be/gWZos5_TgVI?si=JCOnRB8kBSVlMzpc[[FM.. 2026. 6. 17. 이전 1 ··· 3 4 5 6 7 8 9 ··· 12 다음